10대를 위한 손평원 작가의 '아몬드'가 전하는 감정의 의미와 타인을 이해하는 시선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시선을 통해 공감과 이해의 본질을 깊이 질문하는 작품이다. 특히 감정의 변화가 빠르고 관계의 어려움을 자주 경험하는 10대에게 이 소설은 감정의 작동 방식,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 그리고 성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글에서는 감정, 공감, 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10대가 『아몬드』에서 얻을 수 있는 핵심 메시지를 다룬다.
감정의 의미와 중요성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편도체가 발달하지 않아 두려움·분노·기쁨 등 기본적인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특수성이 아니라, 독자가 ‘감정은 우리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만든다. 특히 10대 시기에는 감정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자신도 스스로의 감정을 설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윤재의 시선을 통해 감정이 결핍된 상태가 어떤 무게를 갖는지 보는 순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감정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해 위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그를 ‘이상하다’고 판단한다. 이를 통해 소설은 감정이 인간관계와 사회적 안전에 어떤 핵심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두려움은 위험을 피하게 하고, 기쁨은 관계를 강화하며, 슬픔은 상실을 받아들이게 한다. 또한 윤재가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10대에게 감정조절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이는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루는지가 성장의 본질임을 보여준다.
공감의 본질과 타인을 이해하는 시선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잃지 않는다. 이 점은 공감의 본질이 감정의 공유가 아니라 ‘이해하려는 의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10대가 공감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감정이 예민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상상하는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곤과의 관계는 공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사례다. 폭력적인 곤의 행동 이면에 있는 공허함을 이해하려는 윤재의 태도는 공감이 능력이 아닌 태도임을 증명한다. 소설은 공감이 완벽한 이해가 아닌, 이해하려는 시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감정이 부족해도 공감을 배울 수 있고 관계는 노력으로 깊어진다. 이는 10대에게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성장의 의미와 변화의 과정
윤재의 성장은 감정을 ‘배우는’ 이야기라기보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확장되는 과정이다. 성장은 특별한 사건이 아닌, 작은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어머니의 사고를 겪으며 윤재는 처음으로 ‘이해의 감정’을 경험하고, 곤과의 갈등, 도라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 10대에게 성장은 자기 이해—타인이해—관계이해로 확장된다. 소설은 성장의 본질이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변화하려는 의지임을 보여준다. 이는 10대가 성장을 조급하게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아몬드』는 감정, 공감, 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10대에게 깊은 성찰을 제안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의 시선은 감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공감의 본질을 다시 보게 하며, 성장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게 한다. 이 책은 감정이 복잡한 청소년 시기에 스스로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문학적 안내서라 할 수 있다.